'박근혜 4년' 지키는 300만 태극기…"탄핵을 탄핵한다"

입력 2017-02-25 20:35   수정 2017-02-25 21:00

탄기국 "특검은 수사 아닌 횡포…마지막 남은 건 헌재뿐"
다음주 3·1절 총동원령…500만명 참가 예상




'통한의 취임 4주년, 태극기가 지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수만장의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태극기들 사이로는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깃발들이 보였다. 애국가에 이어 '전우여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가사의 군가(軍歌)가 울려퍼졌다. 노래 박자에 맞춰 펄럭이는 태극기 물결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열린 '14차 태극기 집회'에는 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을 맞아 수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주최 측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3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음달 초중순으로 점쳐지면서 태극기 세력의 '탄핵 기각'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특검은 수사가 아닌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의 함성이 마지막 남은 헌법재판소까지 들릴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오후 6시께 마무리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남대문, 서울역, 염천교, 중앙일보, 서소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지난주보다 포근해진 날씨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한층 가벼워졌지만, 행진하는 걸음걸이엔 결의에 찬 듯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서울시청 주변에는 부산 경남 울산 대전 등 11개 지역의 시민들을 싣고 온 탄기국 측 전세버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집회에 등장한 구호와 발언의 수위도 한층 강해졌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던 피켓 문구는 '억지탄핵·선동탄핵·누명탄핵 원천무효' '탄핵을 탄핵한다' 등으로 바뀌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시민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서로의 팔이나 가슴에 직접 태극기 스티커를 붙여주며 "파이팅"을 외쳤다.

머리가 희끗한 한 남성은 지하철역 난간에 올라가 집회 현장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지인들과 카카오톡으로 공유했다. 일부 시민들은 탄기국 측 행사 진행자들에게 빵과 커피 등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온 70대 김경자씨는 "박 대통령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고 좋은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매주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젊은 친구들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청바지와 운동화, 야구모자 차림의 젊은 청년들의 손에도 태극기가 들려있었다.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르거나 백팩에 태극기를 꽂고 돌아다니는 20~30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30대 A씨는 "태극기 집회에 자주 온다"며 "예전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와 동질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은 집회 현장 곳곳에서 '탄기국 성금접수처'도 마련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활동 중인 한 탄기국 관계자는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모금 액수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행사비용을 충당할 만큼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윤상현·박대출 의원과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해 탄핵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탄기국은 다음달 1일 3·1절을 맞아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3·1절 총동원령을 내린 탄기국 측은 500만명이 모일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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